1. 실업급여란 무엇인가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여건 속에서 실업급여에 대한 관심이 새삼스럽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잠시 멈춘 삶의 행보가 다시 걸음을 잇도록 지원하는 실업급여, 이것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실업급여라 하면 우리는 먼저 노동자가 원치 않게 일자리를 잃었을 때를 떠올리게 됩니다. 고용보험에서 소득을 지원하는 이 제도는 우리나라 노동자에게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간단하게 말하면 노동자가 월급에서 0.9%를, 고용주가 같은 비율인 0.9%를 내는 것으로 구성되는 이 보험료는 고용보험기금에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금액을 기반으로 노동자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되는 것이죠.
단, 실업급여가 고스란히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한 기준과 조건이 존재하는데 권고사직 등 노동자가 원하지 않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을 경우에만 지급됩니다. 그렇다 보니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대중적인 오해도 종종 발생하곤 하죠. 실제로 이 제도는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와 안정적인 생활 유지를 위한 보험제도인 셈입니다.
우리 사회엔 아직도 실업급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실업급여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선 실업급여 제도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해 보려 합니다.
2. 실업급여 제도 개선 논란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실업급여 제도 개선 논란. 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와 토론의 시작점을 찾기 위해, 우리는 그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실업급여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그 반응은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를 둘러싼 주요 이슈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 중에는 실직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 둘째,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높다는 것이 맞는지 여부입니다.
우선 부정수급이란 단어를 들어 보셨나요? 실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사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얼핏 보면 불공평해 보이지만 이 문제는 그 자체가 실업급여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선 제도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더 높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일하는 사람이 더 억울하다는 논리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노동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직 후 생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이런 논란의 핵심엔 실업급여 제도의 본질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목적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3. 고용보험기금의 감소와 그 영향
실업급여의 돈주머니인 고용보험기금이 감소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만 대표적으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노동자의 범위가 확대되고 급여액이 늘어난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약자, 그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하였습니다. 특히 택배 노동자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도 고용보험 혜택을 주었으며 실업급여액도 늘렸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노동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고용보험기금에 부담을 주었으며 코로나19의 유행이 이를 가속화시켰습니다. 노동시장에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실직자 수가 늘어났고 그 결과 고용보험기금의 적자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처럼 고용보험기금이 줄어드는 현상은 고용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실업급여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증명해주는 증거로 여겨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급여 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까요?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제도의 본질적인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4. 월급과 실업급여, 어느 쪽이 더 많은가?
월급과 실업급여 어느 쪽이 더 많단 주장은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입니다. 여당의 주장에 따르면 실업급여액이 월급보다 높은 경우가 있음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는 실업급여가 최소 184만 7040원이며, 이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세후 월급보다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실업급여가 높다는 것은 일하는 사람이 불공평하게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자가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를 상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엔 분명한 반론이 있습니다. 우선 여당이 제시한 계산은 실직자의 생활비를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월급은 실제보다 적게, 실업급여액은 실제보다 많게 계산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는 착시를 빚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데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많아지는 비율이 28%나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문가들은 그런 경우는 5%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업급여를 줄이거나 없앴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저임금 노동자가 실직 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실업급여는 노동자가 불안정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실업급여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노동자는 서둘러 불안정한 일자리를 구하게 되어 결국 다시 실직하게 되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5. 고용노동부 논란과 반응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과소비를 한다는 주장은 최근 한 고용노동부 직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이 직원은 "여성과 청년들이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해외여행을 가거나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발언은 일할 의지가 없고 과소비하는 집단으로 여성과 청년을 규정하는 편견을 퍼트리는 것으로 비판받았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그 돈으로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실업급여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낸 고용보험료에서 주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노동자가 본인이 낸 고용보험료로 받는 실업급여를 어떻게 쓰든 그것은 그들의 자유라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실업급여의 수령자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도덕적인 판단과 법적인 기준, 그리고 사회적인 공감대 등이 결합된 민감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은 계속되고 있으며, 더욱 공정하고 효과적인 제도를 위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6. 필자의 생각
다만 정치권과 언론에서 다뤄지는 내용 중에는 필자의 관점 기준으로 간과된 부분이 있습니다. 첫 단락에 살짝 언급을 했는데 실업급여는 자진퇴사가 아닌 타의로 발생된 사직, 즉 권고사직 또는 해고의 경우에 수급대상자가 됩니다. 물론 자진퇴사도 대상자가 될 수 있는 몇가지 조건들이 있죠. 문제는 실업급여를 받으며 욜로라이프를 즐기기 위해 재직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해고를 당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태업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걸 취업 후 6개월마다 반복하는 것이죠.
필자의 관점에서 실업급여는 실업기간 중의 생계유지를 위해 지원되는 자금이어야 되며 지금의 지원금은 수령자의 기존급여대비 비율이 너무 높다고 봅니다. 현금지급액은 낮추고 재취업준비를 위한 교육수강비 등의 목적으로만 사용가능한 바우처지원금을 늘리는게 합리적일거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제도가 계속 개선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논란과 토론이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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