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숙아의 증가
우리나라에서 미숙아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 10년간 출생아 중 미숙아의 비율은 무려 1.5배로 늘어났는데 그 원인으론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 출산, 쌍둥이나 세쌍둥이 같은 다태아 출산, 인공수정에 의한 임신률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렇게 세상에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의 건강을 보호하고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특히 미숙아에겐 영양가가 높은 모유가 필요한데 이를 제공하는 '모유은행'이 그 해결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광받고 있는 모유은행이란 도대체 어떤 곳일까요? 모유은행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며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도입 가능성은 어떤 상황인지 등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 모유은행 개념
모유은행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유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곳입니다. '공유'라는 단어를 통해 모유은행이 단순히 모유를 보관하는 저장소가 아니라 모유를 필요로 하는 아기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모유은행은 건강한 산모로부터 모유를 기증받아 그것을 필요한 아이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대상이 되는 아이는 조산아 또는 저체중아인데 이들 아이에겐 고영양가의 모유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모유엔 아기의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성장을 돕는 데 필요한 영양소와 항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체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모유은행에선 이렇게 모아진 모유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합니다. 모유는 적절한 저온 상태에서 보관되어야 하며 사용 전엔 저온살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모유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엔 강동경희대병원에 있는 모유은행 한 곳이 운영 중이지만 미숙아와 저체중아의 건강 향상을 위해 더 많은 모유은행의 설립과 운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3. 모유의 중요성
생명의 첫 걸음을 시작하는 신생아에게 있어 모유는 말 그대로 생명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유는 아기의 성장과 면역력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를 공급하는 천연의 영양식품입니다. 그 속엔 두뇌 발달에 필요한 오메가-3 지방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항체, 아기의 소화기능을 돕는 유산균 그리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특히 미숙아나 저체중아는 그들의 건강 상태와 발달 단계를 고려할 때, 특별히 높은 영양 요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기는 자신의 체중에 비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러한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히 고단백, 고칼로리의 식사가 필요합니다. 이런 필요성을 가장 잘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모유입니다.
더욱이 모유는 아기가 성장하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건강 위험에 대한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모유는 아기의 면역 시스템이 완전히 발달할 때까지 아기를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자연의 백신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히도 모든 아기가 이런 모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중에는 어머니가 충분한 모유를 제공할 수 없거나 또는 어떤 이유로 인해 아기가 모유를 직접 먹을 수 없는 경우가 포함됩니다. 이런 아기에게 모유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현실의 한계
우리나라에서 모유은행의 개념은 아직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 곳의 모유은행만이 존재하는 현실이며 이곳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의 모유은행 운영은 많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① 모유 기증자가 부족한 것이 큰 문제입니다. 모유는 기증받을 수록 좋지만 모유를 기증할 만큼 충분히 분비되는 산모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모유를 기증하려는 산모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원이 부족하여 기증 의사가 있는 산모도 실제로 기증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② 모유 기증 및 수요 과정에 있어서의 법적인 정의와 규제가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기증모유를 어떻게 분류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 모유은행 운영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③ 모유은행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한계입니다. 모유은행의 운영에는 모유 수집, 처리, 보관, 배송 등 많은 과정이 포함되며 이 모든 과정은 상당한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모유은행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제도가 부족합니다.
5. 모유은행 도입 계획
보건복지부는 모유은행을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당분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다른 지역의 병원에도 도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모유수유가 어려운 아이에게 모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모유은행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정부 지원을 받아 해결할 계획입니다. 지원금은 모유은행 운영과 관련된 모든 비용, 즉 모유 수집, 처리, 보관, 배송 등의 비용을 포함합니다. 또한 모유 기증자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인식개선 캠페인도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법적인 문제에 대해선 별도의 법제도를 마련해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모유은행 운영에 있어서의 법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모유은행 운영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모유은행은 단순히 모유를 공급하는 기관이 아닌 아기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사회적 기관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기증모유의 이슈와 전망
한편 기증모유 사용에 대한 이슈와 전망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합니다. 모유은행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그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소아학회인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모유가 불가능한 경우 저온살균된 기증모유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증모유를 관리하고 이용하는 데 필요한 법적 근거나 시스템이 아직 미비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기증모유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모유 기증과 이용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증모유를 어떤 범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그 관리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식품으로 볼 것인지 인체 유래물 또는 영양·기능식품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관련 법률과 제도를 마련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한편 복지부는 내년부터 모유은행 운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이를 통해 모유수유가 어려운 아이에게 기증모유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는 미숙아와 저체중아의 영양 상태 개선과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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